본문 바로가기

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

오피니언/지애문학 배제 아침부터 차장한테 깨져야 했다. 일러스트 그따구로 그릴 거면 때려치우라고. 언제부터 신문이 개인 연애편지 쪼가리였느냐고. 그딴 종이 쪼가리 윤전기에서 태어나자마자 외국에 버려지잖느냐 내뱉을 뻔 했다. 자유의새노래는 좀 이상한 신문이다. 한갓 변호사에 불과한 30대 남자를 견제하다 못해 악마를 변호하는 능력 있는 악당으로 몰아가질 않나 다소 괴랄하게 보이도록 그리라질 않나. 그러면서 논설위원은 밥도 먹는데. 적당히 거리를 두기는 두지만 뒤에서는 기회라도 생긴다면 단번에 칼 꼽을 만한 느낌적 느낌. 아직까진 여기만한 일자리도 없고 노동은 고 돼도 남는 건 있으니 버텨야 했다. 유독 김 변호사 일러스트만 샤프한 그림체에 며칠 전부턴 몰래 하트까지 새겨 넣었으니. 신문을 보아 온 예리한 독자가 진짜로 찾아낼 줄.. 2021. 5. 25. 더보기
오피니언/지애문학 위로 남의 집 냄새는 언제나 맡아도 낯설다. 남자친구 작은 원룸 나서던 순간까지도 홀아비 냄새가 익지를 못했다. 낯설다는 풍경이 내게 가져다준 불편함은 너에게 내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직감으로 깨닫게 만드는 감정이다. 어머니가 출근하고 빈 현호의 집에도 낯선 냄새가 가득했다. 순전히 현호의 냄새뿐이었다. 아기자기 알록달록 쿠션 위 가족사진과 식탁처럼 보이는 공간에 누가 봐도 현호가 만든 걸로 보이는 나무 모형이 옹기종기 항해할 요량을 갖추었다. 늦점심이 되어서야 베란다 앞으로 져가는 햇빛이 외로운 저녁으로 들어가는 현호의 마음을 그리는 것 같았다.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앉아서 생각했다. 무어라 말해주어야 할지, 어떤 말로 놀라지 않게 다가갈지, 혹시나 싫어하지는 않을지. 무릎에 팔꿈치를 올려두고 손가락을 .. 2021. 5. 24. 더보기
서비스/알립니다 [알립니다] 일부 기사를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새로 바뀐 2021년도 자유의새노래 편집방향에 따라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기사를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전환 대상 기사는 24일부터 접근이 불가합니다. 2021. 5. 24. 더보기
오피니언/에셀라 시론 두 번의 실패와 좌절 앞에서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두 번의 좌절을 맞이해서야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변화라는 건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했다. 그 엄청난 용기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았다. 누군가로부터 얻는 선물도, 마음만 먹는다고 주어질 일시적 단호함도 아니다. 그저 순간의 선택으로 보이지만 인생 항로의 몇 도를 틀만한 강력하고 영향력을 가지는 엄청난 용기를 두 번의 좌절을 맞아서도 발휘하지 못했다. 바로 ‘나는 낡았구나’라고 생각한 끝에 스스로가 부끄러워진 이유다. 전통적이고 당연했던 공간에서 벗어나는 순간 경험한 감정인 해방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현실이란 공간에 이르러서야, 해방 너머 풍경을 직시했다. ‘나는 낡았구나’ 좌절 앞에 변화의 필요를 깨달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코로나를 겪.. 2021. 5. 15. 더보기
오피니언/文小憓 ~ 문제, 속 시원하다 구질구질 질척질척 네가 먼저 정리해서 이렇게나 기분 좋아 운명인가 꿈인걸까 정리하니 너무 좋아 이제 안녕! 탈 교회, 철취엑시트(church-exit)는 당연했던 전통과의 상존(常存)을 무너뜨림으로써 당연하던 시대가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전통과의 상존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가부장 사회와 권위주의, 성엄숙주의……. “구질구질”할 지경으로 치달은 관계 역시도 전통이라는 이제껏 그래왔던 터부(taboo)시 된 당연하던 시대였음에 해방감을 느낀다. 오히려 당연하지 않음이 당연한 게 아니었을까, 당연하지 않은 분위기와 당연함을 경험하는 해방 속에서 즐거운 감정을 느낀다. 2021. 5. 15. 더보기
오피니언/에셀라 시론 [에셀라 시론] 슬픔을 거슬러 네 얼굴 쓰다듬고서 이제 곧 청력을 잃는다던 상황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나무 바닥에 엎드린다. 열 두 살에 청력을 잃은 에버린 글레니(Evelyn Glennie)처럼 듣겠노라 다시금 들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루미는 건우의 솔직한 말을 듣지 못했다. 그래도 상관없던 루미의 미소에는 슬픔도 있었고 희미한 즐거움과 애틋한 감정이 있었다. 진짜 얘기 좀 해보라는 말에 그 때 미워서 내친 게 아닌 것을 알지 않느냐던 건우의 음성 언어를 듣지 못해도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 사랑은 음성 언어라는 한계를 뚫고 상대의 마음에 가닿는다. 늦가을임에도 냉기를 만져가며 오감을 느끼려던 루미의 슬픔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도처에 기온이 싸늘한 시대에 아무 것도 듣지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모든 것이 상품으로 전시되고 소.. 2021. 5. 5.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와, 바다에게도 노래 불러 줄 수 있구나 다양한 결을 가진 민중미술과 민중가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노동자 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라는 노래패가 합쳐져 지금의 꽃다지가 등장한다. 꽃다지는 편견을 버리게 도왔다. 삶. 민중가요는 증오와 투쟁만을 담지 않았다. 2011년에 발매한 정규 4집 「노래의 꿈」(2011.12.09)이 그렇다. 꼭 외길 투쟁만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두 눈을 똑바로’가 내가 믿는 정의와 멀지 않음을 말한다. ‘내가 왜?’ ‘당부’처럼 슬픈 염원을 담기도 하지만 ‘친구에게’ ‘한결이’처럼 일상의 메시지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코로나를 맞아 꽃다지도 유튜브에서 활동한다. 콘서트 실황과 클립 영상이 올라왔다. 정윤경 보컬이 잠잠하게 바다의 시각으로 인간 향해 노래 부른다. 시화호를 생각하며 부른 곡이다. .. 2021. 5. 5.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전두환 따까리를 전구처럼:「시대유감展」② 독재 정부라서 한 목소리만 내지 않았다 시대가 바뀌자 통쾌한 민중미술 표현법 임옥상 작가의 「발 닦아주기」에 다다르자 빵 터졌다. 전두환 발 닦아주는 노태우 바깥 경계에 정치인들이 노랗고 붉은 색깔로 칠해져 전구처럼 전시 돼 있었다. 기발했다. 대통령 풍자가 가능해진 이후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지금 시대야 문재인과 지지자를 “문재앙” “대깨문으로 부르는 시대지만. 서슬 퍼런 5공 시절 겪고서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가능해진 시대의 풍자라면 느낌이 어땠을까. 아쉽게도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촬영 불가였다. 민중미술이 닿은 시선 민중미술은 독재라 이름 짓는 권위주의 정부만 타도하지 않았다. 80년대 한국 사회는 급변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올림픽으로 세계화를 맞이했다. 전두환이 부추긴 측면도 강하다. 컬러 .. 2021. 5. 5.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여자애 앞에 서서 조용히 생각했다:「시대유감展」① ‘나는 낡았구나.’ 더는 낡지 않게 바꾸고 싶었지만 뭘,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를 몰랐다. 후배와 지하상가를 방문했다. 차 밀리던 저녁 늦게 도착해 새로 입은 파란 니트 입은 내 모습을 살폈다. 그간 나를 꾸밀 줄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말없이 옷가지를 골라주던 후배 얼굴을 떠올렸다. 옷만 바꿔 입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그 밤 어수룩한 맵시를 깨달아 낡았다고 생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음을 알아차렸다. 여자애 앞에서 수줍게만 서 있던 내게 수식어는 뻔했다. 착하다는 말과 성실하다는 말이 더는 기분 좋은 말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무튀튀한 무채색의 조선일보와 성경책은 나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노래도 조악한 10년 전 곡들뿐이니 화사한 파스텔 풍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 2021. 5. 5. 더보기
문화/도서 이 책을 보고 활자를 배웠습니다: 『보기에도, 읽기에도 좋은 도서본문을 설정하는 32가지 방법』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들 어느 정도 책 만들고 신문 제작하다 보면 아래아 한글과 인디자인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글에선 자간만 줄여주면 되잖으냐 생각할지 모른다. 어절(語節) 사이 띄어쓰기만 조절하고 싶어 질 무렵 깨달음이 찾아온다. ‘인디자인에는 엄청난 기능이 있었구나!’ 균등배치나 그랩(grep)이 그렇다. 이 서평 이 책을 읽고 나면 문장과 문장, 형태소와 형태소 사이 미세한 간격에도 반응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세세하고 체계적인 인디자인 기능을 소개한 사이트가 그리 많지 않다. 어도비 설명서가 있다지만 딱딱한 문체가 눈앞을 가리고, 복합적 문제 앞에 원론적 이야기로만 보인다. 저서는 책 만들어 본, 만들어 볼 이에게 효율적으로 활자 다루는 방법을 가르친다... 2021. 5. 5. 더보기
오피니언/지애문학 창세기 설화: 분노(憤怒) ‘왜 요즘 교회에 안 나와요?’ 이렇게 물어볼 때마다 뜻밖의 대답을 마주한다. 모순. 교회에서 가르치는 가치와 사회에서 생활하며 부딪치는 모순 앞에 쓰러지는 청년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려온다. 돌아오지 않을 당신에게 정직한 답변으로 돌려드리지 못한 부끄러움이 그렇게 만든다. 일요일 저녁이면 업무를 마치고 어깨에 몸을 기댄다. 이제는 누가 들어오든 아랑곳 하지 않는다. 끝 보지 못했던 카톡 심방*을 이어간다. 나른해진 동공에도 엄지손가락 움직임이 끊이질 않자 스마트폰 낚아챈 동료가 묻는다. *심방(尋訪) 교회의 교직자가 교인에게 연락과 방문을 통하여 안부를 묻고 신앙 상태를 점검하는 일. “안 쉴 거야?” 아직도 안 끝났는걸. 계속해서 일만한다고 어떻게 잊혀지겠어 나도 모르진 않는데 좀 쉬엄쉬엄 해 걱정.. 2021. 5. 2. 더보기
[지애문학] 창세기 설화: 음욕(淫慾) 비공개 기사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