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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러블리즈덕질일기

그날 밤, 정예인이 입을 연 이유… 일상까지 파고든 악성 행위

입력 : 2019. 02. 08 | 수정 : 2019. 03. 11 | C7


울림社, 고소 방침… 徐 악성 게시물 수사 의뢰 이후 처음

발단은 미주에게 "다리 올려봐" 외쳐댄 팬사인회 참석자

브이앱 방송 때에도 등장한 악플러에 예인, 욕설해 논란

악의적 연관검색어와 의도적 기사, 러블리즈 뿐만 아니다


울림엔터테인먼트가 고소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2018. 12. 26). 사측은 “당사에서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며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악의적 비방, 명예훼손 사례에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이 고소 입장을 발표한 것은 러블리즈 데뷔 이틀 전, 멤버 서지수를 둘러싼 악성 게시물에 대한 수사 의뢰(2014. 11. 10) 이후 처음이다. 울림이 “악성 비방과 온·오프라인, 모바일, SNS상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에 관해 글 작성자 및 유포자, 행위자에게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겠다고 공식 팬 카페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안녕하세요. 울림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먼저 울림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인피니트, 러블리즈, 골든차일드, JOO)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아티스트 개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과 악성 루머 유포 등 아티스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법행위가 확산되어, 이로 인한 아티스트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심각해 지고 있어, 당사에서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아티스트들의 인격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아티스트에 대한 성희롱, 온라인 포털 사이트 및 다수의 커뮤니티, SNS 등에서 발생 된,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및 악의적인 비방, 명예훼손 게시물 등의 사례에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을 알립니다.


팬분들께서 수집하신 위법 행위에 대한 사례가 있으신 경우, 아래의 공식 이메일 계정으로 보내주시면, 내용 확인 후 법적 대응에 활용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현 시간부터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악성 비방과 온·오프라인, 모바일, SNS상에서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에 관하여 글 작성자 및 유포자, 행위자에 대해 그 어떠한 선처도 하지 않을 것이며, 합의 없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알려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당사는 향후 발생하는 사례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자료 수집과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사 소속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차례나 면전 앞에 “다리 올려보라”던 참석자

발단은 팬사인회 자리에서 한 참석자가 미주(24)에게 “다리 올려봐”를 네 차례 발언하며 벌어졌다(2018. 12. 14).


사진 촬영 중 예인(20)과 지애(25)가 맥주컵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던 상황이었다. 한 팬은 “맥주 광고 가즈아~”를 외쳤고 셀 수 없는 셔터 소리에 화기애애했다. 팬사인회가 마쳐질 즈음 베이비소울(26)이 매듭을 짓고자 마이크를 들었다.


1-2분이 지나자 “지금까지 러블리즈였습니다” 인사와 함께 한 팬은 “미주야 사랑한다” 외쳤고 멤버와 팬덤 간 인사가 오갔다. 그러다가 한 참석자가 “미주야 다리 올려봐”를 외치자 미주는 젤리를 입에 넣었고 다리를 올려보라던 참석자가 못 들었다는 듯 재차 “미주야 다리 올려봐”를 다시 한 번 외쳤다. 18초가 지나고 미주가 뽀로통한 표정으로 서 있자 참석자는 또 한 번 “미주야 다리 올려봐”라고 말했다. 힘  없이 행사장 뒤편으로 이동한 미주는 직캠 화면에서 사라졌다.


디시인사이드, 더쿠, 에펨코리아 등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참석자가 지적 장애인이란 설과 잡덕(雜덕후)이란 정보가 확산되면서 2주도 채 되지 않아 울림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고소장 접수, 이어지는 악성 댓글

커뮤니티 회원들이 활발하게 악성 게시물 유포 행위자를 울림에 제보하며 입장 발표 한 달이 지나자 29일, 울림은 고소장 접수 상황을 공식 팬 카페를 통해 발표했다(2019. 1. 29).


울림은 “팬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온라인 및 SNS 상에서 유포되는 허위사실, 성희롱, 모욕 및 명예훼손 게시물을 수집하고 법적 검토를 진행했다”며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무분별하고 악의적 발언을 게재한 이들을 대상으로 ‘모욕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을 근거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안녕하세요. 울림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먼저 울림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당사는 지난 2018년 12월 26일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악의적인 비방, 성희롱, 명예훼손 게시물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으며, 팬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하여 온라인 및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허위사실, 성희롱, 모욕 및 명예훼손 게시물을 수집하고 법적 검토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발언을 게재한 이들을 대상으로 '모욕죄'(형법 제311조) 및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을 근거로 고소장을 접수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자료 수집과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사 소속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합의 없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아티스트들을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아티스트들의 인격과 권익 보호를 위한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악성 행위자 게시물은 러블리즈 일상에도 뻗쳤다. 일본 프로모션 차 도쿄에 머문 러블리즈는 스케줄을 마치고 저녁 10시 12분, 미주가 브이앱을 송출했다(2019. 2. 3). 평소처럼 방송을 진행하던 미주는 댓글을 읽다가 “여러분들 제가 무슨 댓글을 봤는데, 차마 읽을 수가 없네요”라고 말한다. 이 날도 악성 댓글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브이앱 시청자 ‘호놀룰루’는 “니네 망했어”를 ‘밤이며낮이며’는 “정─신─나─간─년”을, ‘현해승’은 “미주야발좀보여줘 미주야발좀보여줘 미주야발좀보여줘 미주야너발고싶다”, “미주야 지금 맨발이면발가락보여줘”를 올려, 보다 못한 예인이 “아 저 새끼 왜, 여기서 지랄이야”하고 말했다. 해당 장면이 방송으로 송출돼 미주는 “예인아”하고 조용히 속삭였다. 욕설로 인해 영상은 다시 보기가 불가하다.


브이앱 방송을 송출 중인 미주(2019. 2. 3). ⓒ울림엔터테인먼트






악성 활동 앞에 칼 꺼내든 사측

인터넷 상 무분별한 허위사실, 악성 게시글

유포자 향해 울림社, “어떠한 선처 않겠다”


일상에까지 파고든 악성 활동

브이앱 방송 송출 中, 성희롱과 욕설·저주

활동한 누리꾼… 미주 “차마 읽을 수 없네요”


논란을 이용한 언론

연관검색어 테러에 이은 언론사의 욕망,

서지수 근황과 함께 거짓 드러난 루머설 보도



◇러블리즈를 향한 악성 활동, 연관검색어와 언론까지 등장

다음 날 울림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회사에서 앞으로 더욱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2019. 2. 4) 사건은 일단락됐다.


문제는 러블리즈가 보지 않는 온라인 영역에서 악성 행위가 실제 이들의 일상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사측이 고소 입장을 발표하자 네이버 연관검색어엔 악성 검색어가 노출되는 사례도 발생했다(2019. 1. 3). 베이비소울의 경우 ‘베이비소울 살’ ‘베이비소울 못생김’이, 지애는 ‘유지애 성형’. 아토피를 앓아 손이 거칠어 ‘유지애 손’이 떴으며, 진(22)은 ‘러블리즈 탈퇴’, 지수는 ‘러블리즈 지수 레즈’ ‘러블리즈 성희롱’이 노출되면서 러블리즈에 반감을 가진 특정 행위자가 이 같은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본지가 직접 29일과 7일, 네이버 검색을 시도했다(2019. 1. 29, 2. 7). 베이비소울은 ‘베이비소울 살’과 ‘러블리즈 베이비소울 욕’이 연관검색어가 여전했고 지수는 여전히 ‘러블리즈 지수 레즈’ ‘러블리즈 레즈’가 떴다. 지애의 경우 욕설 사건 이후 욕설과 상관이 없음에도 ‘러블리즈 유지애 욕’과 ‘러블리즈 욕 멤버’ ‘러블리즈 미주 욕’이 등장했고 진만이 악성 연관검색어가 사라졌다.




러블리즈 악성 행위에 언론도 예외는 아니었다(2018. 12. 13). 반려동물과 육아를 다루는 ‘팸타임스’는 ‘서지수, 레즈 등 각종 루머 찌라시로 맘고생 했던 러블리즈 서지수 근황’이란 제목으로 근황을 기사로 소개해 ‘레즈’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작성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정작 해당 게시물엔 지수의 근황을 소개하지 않았고 러블리즈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이 전부였으며, 정보는 사진과 무관한 근황이었다. 어떻게 루머로 마음 고생했는지는 언급하지도 않은 것이다. 커뮤니티 회원이 직접 팸타임스에 연락하자 기사를 수정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범람하는 악플, 소속사 대처만이 답인가

브이앱 악성 채팅은 러블리즈만 문제가 아니었다. 남자 아이돌 그룹 골든차일드 브이앱 영상엔 ‘다현팬’이란 시청자가 “못생김”을 언급했고, 같은 동영상에서 시청자 ‘구리’는 “김동현 탈퇴해” 채팅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걸그룹 구구단 브이앱 방송에서 특정 시청자들이 “세정아 솔로만 기다린다” “세정이 앞길막지말고 쩌리들 꺼져”를 게시하자 미나(19)의 표정이 굳고 말았다(2018. 2. 3). 레드벨벳 예리(19)는 브이앱에서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과 살해 협박을 당했다(2015. 9. 7). 당시 예리 나이는 16세였다.


악성 채팅을 읽고 표정이 굳은 구구단 미나(2018. 2. 3).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브이앱 이용약관 제 6장 ‘회원컨텐츠 작성, 운영정책 및 위반 시 재재’ 항목에 명백히 ‘욕설과 음란, 외설적 내용, 폭력적인 내용 등 미풍양속에 반할 경우’ 임시삭제와 작성이 금지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니터링과 신고 축적만으로 악성 채팅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여론이 많다.


모욕죄의 경우 친고죄(형법 제 312조 1항)기 때문에 당사자나 대리인이 직접 고소를 진행하지 않는 이상 법적 처벌을 요구하기 어렵다. 한 커뮤니티의 경우 지난 해 7월, 자체 고발 TF팀을 마련했으나 고소 절차는 5개월이 지난 12월, 울림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여전히 왜 악플을 작성했고, 누구를 위해 작성했는지 알지 못한다. 범죄자가 된 이들은 “죄송하다”는 말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