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 09. 09 | 수정 : 2019. 09. 11 | B7
오르가니스트의 아름다운 연주로 시작하는 경동교회 주일예배는 독특할 어떠한 건 없었다. 예배는 오전 11시 30분 정각이 시작했고 찬송가 67장을 부르며 첫 순서 ‘모임’이 진행됐다. 예배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모임’과 ‘말씀’ ‘보냄’.
예배 인도자인 목사와 교인이 복음서와 서신서를 교독하면 성가대가 송영(頌榮)을 부르고, 응답송을 교인이 부른다. 응답송의 경우 찬송가가 아닌 경동교회가 자체 집대성한 ‘경동찬송’을 부른다. 그 중엔 테제 찬송(찬양하여라)도 포함해 낯익은 풍경을 경험했다. 교인이 침묵의 기도로 한 주간의 죄를 고백하면 목사는 용서를 선언한다.
경동교회 예배 순서
두 번째 순서인 ‘말씀’에선 구약의 말씀과 서신의 말씀, 복음의 말씀을 읽으면 경동찬송 한 절씩 부른다. 복음의 말씀까지 읽고 나서 찬송가를 부르고 교회 소식과 기도, 응답송, 성가대의 찬송이 마쳐지면 담임목사는 설교를 한다. 그 흔한 드럼과 기타 없이 전통적 예배에 교인과 목사는 성령의 일치를 요청한다. 복음성가와 결이 다른 경동찬송이 아니라면 어색하지도 않다.
성경을 봉독하고 교인들이 응답송을 부르는 광경이 가톨릭 미사와 비슷하지만 마지막 순서 ‘보냄’은 어떠한 파송 없이 봉헌과 보냄 찬송, 축도가 전부다. 목사가 두 손 들고 교인들 앞에서 축도한 후 오르가니스트의 후주와 함께 퇴장하는데. 파송이란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해서 파송이 아닌 건 아니다. 조용하다 해서 교회 문이 닫은 게 아니듯. 후주가 마쳐지면 교인들은 십자가 문을 통해 교회 건물을 나선다.
사람 키 보다 큰 십자가 스테인드글라스 앞에 서면 십자가가 세워진 광경을 목도한다. 교회처럼 세워진 걸까, 아니면 그리스도인이 탑을 세운 걸까. 스테인드글라스뿐만 아니라 교회 건축물 이곳저곳,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 고민하게 만든다. 그렇게 교회를 나설 무렵, 스테인드글라스는 세상으로 보내는 예수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세워진 그리스도인을 상징하지 않을까 상상해봤다.
“세상으로 가라”(마가 16,15)는 예수의 말씀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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