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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입력 : 2016. 09. 20 | 지면 : 2016. 09. 20 | A16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국내도서
저자 : 바바라 오코너(Babara O'connor) / 신선해역
출판 : 놀(다산북스)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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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


   집을 잃고 차에서 생활을 하는 ‘조지나 헤이즈’. 어린 학생으로 보이는 주인공이 개를 훔칠 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과정에서 겪는 집안 사정의 우여곡절은 같은 반 친구인  ‘루앤 고드프리’에게도 소개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끝내, 그에게 차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의 어머니가 주인공인 헤이즈를 좋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 어린 나이에 겪어야 할 수모, 집단에서 깨닫는 개인의 초라한 모습. 이를 극복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내적 갈등이 드러난 작품이다.


   우연히 발견한 개의 주인은 ‘카멜라 위트모어’. 개의 이름은 ‘윌리’. 


   지금부터 읽는 내용은 책의 내용을 모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페이지나 다른 기사로 넘어가기를 바랍니다.


   상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위트모어 씨의 집 외관은 부자를 연상하게 하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윌리’라는 개를 보면서 또, 집의 풍경을 보면서 ‘분명 부자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뜨린 건 개를 훔친 다음부터였다. 결국 한낱 어린 학생이 세워 놓은 계획이 가설에서조차 망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어쩌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아니었을까, 헤이즈는 동생인 토비와 함께 윌리를 훔쳤지만 다음에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계획을 그 날 그 날 세워가는 어리석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죄를 짓고 죄 지은 자아의 모습을 회피하거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인간의 나약함을 묘사하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이미 저질러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인 없는 집에서 몰래 윌리를 키우는 동안 헤이즈의 내적 갈등, ‘지금 이 상황을 원래 주인인 위트모어에게 말할까’하는 질문은 ‘말콤 그린부시’라고 부르는 ‘무키 아저씨’에 의해 내리고 만다.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무키 아저씨를 오해하고, 단순히 ‘이상한 아저씨’라는 생각은 곧 고마움의 대상이 되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키 아저씨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마을을 두루 다니며 윌리가 사라진 위트모어의 상황도 이미 알고 있던 무키 아저씨는 헤이즈의 반성과 위트모어에게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을을 다니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면서도 벌어진 타인의 아픔은 아픔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적인 무키 아저씨의 성격 때문일까, 헤이즈의 잘못이 드러났음에도 이실직고하도록 가만히 있는 그의 모습에서 단순 ‘기다려준 것 아니냐’는 질문은 그의 성격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물 오판’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하면서 헤이즈에게도 인물 오판이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알고보면 무키 아저씨는 생각보다 이상한 사람이기보다 독특한 아저씨라는 점. 다섯 손가락 중 세 개의 손가락만 있는 외형을 보았을 땐 무서운 이미지도 함께 볼 수 있지만, 마을을 돌아다니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헤이즈가 살고 있는 고장나버린 자동차도 고쳐준 것을 보면 그는 외형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들통 나고 헤이즈를 두고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의 양심을 속이면 그만인 상황에서 헤이즈가 올바른 길을 결정한 것은 다시 집을 찾아온 윌리를 보며 즐거워하는 위트모어에게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한 장면에서 드러난다. 모든 것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었다. 윌리는 헤이즈가 납치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면 그만이었다. 부자인 줄 알았던 위트모어의 가난한 집안 사정을 안 이후부터 마음이 불편한 것을 인식한 것같이 없던 일로 하면 됐지만, 모든 것을 털어 놓았다.


   윌리를 납치한 헤이즈를 용서하지 않을 것 같았다. 위트모어는 헤이즈가 한 납치 행위를 용서한다면서도 할 말을 다하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서 미묘한 감정의 솔직한 면모가 드러난다. 이실직고 했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음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헤이즈의 뒷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는 위트모어는 “다음 날, 동생인 토비와 함께 와서 윌리를 산책시켜주지 않을 것이냐”는 제안을 한다. 그렇게 헤이즈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루이즈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새 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고 정산적인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