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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새노래 디지털판

역사 [고마운 이름들] ④“원주의 어느 골목이었습니다. 감자탕집 아저씨는 길 잃은 절아들처럼 저녁 차려 베푸셨죠.” 그 여름도 상당히 더웠다. 푹푹 찌는 살갗에서 감도는 짠맛과 흙냄새로 뒤덮으며 나는 냄새. 가만히 있어도 땀 한 방울 흐르는 등줄기를 느끼며 동네 골목을 향해서 일직선으로 걷는다. 원주의 어느 집골목 사거리만 건너면 곧바로 바둑판 골목이다. 지금의 내 걸음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만 5살 꼬마가 걷는다면 얼마 만에 도착할까. 해도 뜨지 않는 새벽, 어린이집 봉고차 탈 생각에 저절로 눈이 뜨였다. 분명히 한 시간 전이라면 더 자고도 남을 시간일 텐데. 일찍부터 씻고 옷을 갈아입을 채비에 나섰다. 장롱을 열어 흰 옷을 꺼내고 엄마가 깨지 않게 조용히 갈아입는다. 대문을 열어 한적한 이차선 도로, 콘크리트 벽에 바짝 붙어서 지평선이 보일만치 직선 도보 걷는다. 집 앞까지 와주는 운전 선생님 힘들지 않게 .. 2022. 7. 20. 07:00 더보기
[문쏘, 할 말 있어①] 눈물처럼 빗소리 흘리던 그 밤, 충분히 그 잘못 다 치뤘어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19. 17:00 더보기
오피니언/일과속기록 [일과속기록] 교보문고 대전점 졸업 후, 3년 만에 찾은 대전점 의자와 카페 사라지고 말았지만 차곡차곡 쌓인 기억 지나치면서 오늘 살아갈 힘으로 북돋아준다 학부 시절 매일 가다시피 찾아갔다. 지금도 첫 순간을 기억한다. 이 좋은 델 이제야 오다니. 특유의 향기 속에서 탄식 섞인 감탄이 흘렀다. 몇 년 만일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11월 입구 앞에 서자 반가운 마음에 미소를 머금었다. 익숙한 글판. ‘이토록 넓은 세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 중에 나는 당신을 만났다’ 이젠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로 바뀐지 오래인 듯하다. 중앙에 위치한 카페를 지나쳐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기독교 코너였다. 늘 그랬듯 ‘볼 게 없다. 볼 게 없어’ 내뱉을 뿐이다. 음악과 철학, 인문 코너에 이르자 학부 시절 조별과제가 생각났다... 2022. 7. 18. 21:00 더보기
[열여덟, 이런 고3이라 됴아①] 난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어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18. 08:00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노들섬에서도 이어지는 ‘서울조각축제’ ‘서울조각축제’ 노들섬에서 개최 코로나 이후 드러난 조각 열망 노들섬에 다다르자 작년엔 없던 조각 작품에 눈길이 갔다. 어제만 해도 폭우가 일주일 가까이 내렸다.(2022.07.01) 한강물은 갈색 빛 그 자체였지만 푸르른 빛깔의 노들섬을 다채롭게 해주는 조각 작품이 분위기를 싱그럽게 만들었다. 이달 11일까지 노들섬에서 ‘서울조각축제 in 노들’을 개최한 덕분이다. 전강옥 作 ‘날으는 저전거’, 조영철 作 ‘deer’, 박재석 作 ‘동행’, 송지인 作 ‘하늘을 날며 무지개 뿌리는 얼룩말’ 등 총 15점이 전시된다. 작품명은 ‘날의는 자전거’라 쓰였거늘, 보도자료를 확인해보니 ‘날으는 자전거’로 표기 된 걸로 보아 잘못 인쇄해 붙인 건 아닌지 싶다. 노을 지기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 푸른 하늘 아래 카.. 2022. 7. 17. 14:11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천국과 지옥의 중간, 연옥으로 바라본 전시장:「조각충동展」② 재인용으로 말하려는 작품 의미 반복, 과거도 아닌 지금의 조각 작가 문이삭 ‘A의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 그 문 이후’를 보면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의 ‘지옥의 문’이 생각난다. 전시장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절규하는 듯 손을 뻗는 모습과 달려가는 듯한 다리 근육, 예수의 박힌 못이 생각나는 짙게 찔린 조각은 한 조각 안에서 드넓은 시간과 다채로운 존재를 아우른다. 통로로 보이는 뻥 뚫린 빈 공간에서 ‘Index_초전리 미륵불’을 비롯해 전시장 풍경을 볼 수 있다. 각도를 틀면 ‘어린이 조각가’도 보인다. 작품 설명을 읽어보면 이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관람자가 작품의 비어있는 내부를 통해 전시장의 여러 풍경을 투영해볼 수 있도록 하면서, 조각의 과거와 현재, .. 2022. 7. 17. 14:11 더보기
나우[now] [지금,여기] 사라진 촉각 되살리는: 「조각충동展」① 코로나가 유행하며 사라진 감각은 냄새와 맛뿐만이 아니다. 만지는 감각, 촉각(觸覺)도 사라졌다. 악수 대신 주먹을 맞대거나 안아주기보다 멀찍이서 바라보는데서 끝나는 상황이 2년 가까이 이어졌다. ‘조각충동’에 향한 관심도 잠시 잊힌 촉각이 떠오른 탓이다. 북서울미술관에서 다음 달 15일까지 ‘조각충동’ 전시회를 개최한다. 작품 수는 모두 66점으로 참여한 작가는 17명에 달한다. 언론에서는 젊은 작가들 특성을 강조하지만 막상 작품 앞에 서보면, 작가들 나이보다 일반인 입장에서 생각지 못한 다채로운 표현 방식에 놀라게 만든다. 단지 존재 그 자체로만 서 있던 물건에서 이름과 의미를 갖춘 작품으로 세워지기까지 작가들이 고민한 발걸음을 되짚고 싶어진다. 조각의 의미를 묻는다: [공공조각파일] [어린이 조각가].. 2022. 7. 17. 14:11 더보기
문화/#객관적상관물 빗소리 들리는 신사동 거리에서 날씨누리로 확인한 서울 신사동 거리는 비가 그쳐야 했다. 잠시간 내보인 햇빛에 차가운 도시가 따뜻함을 머금었다. 2022. 7. 16. 22:44 더보기
[음악 차트] 추억이라 생각하면 오산(2022.05.31) 비공개 기사입니다. 2022. 7. 16. 17:00 더보기
문화/#객관적상관물 몰입 시민에게 개방된 공간을 둘러보다 본관에 이르자 걸음을 멈추었다. 텔레비전에서나 익숙하던 공간. 본관 앞 대정원에선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상모를 돌리며 몸을 바쁘게 움직여 흥을 돋운다. 들썩이는 분위기를 만든 것도 모자라 연속되는 리듬에 흠뻑 젖어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풍경. 상모 끝 한지는 동그란 원을 만들어 리듬 그 자체를 보여주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풍물놀이 앞에 멈춘 이유였다. 흥겨운 한마당 속 상모를 돌리는 연주자 모습에 몰입을 느꼈다. 자신에게 집중할 때야 말로 가장 멋있는 순간이고, 자꾸만 눈길 가는 불필요한 시선 멈출 방법임을. 2022. 7. 16. 08:00 더보기
나우[now] [주마등] 달달한 편의점 모찌롤 케 ― 잌 편의점 구석 한 편. 의자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잠은 푹 자둔 상태다. 사장님은 이것저것 지시사항 가리키고서는 퇴근했다. 그렇듯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로 응축된다.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신문이나 책 읽다가 심심하면 글 좀 쓰면 된다. 자정까진 손님만 스무 명 남짓. 피곤함만 빼면 꽤 괜찮다. 벽면 화이트보드엔 ‘해야 할 일’이 빼곡했다. 그닥 복잡하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에 청소, 선입선출. 물류도 없어서 청소 때만 바짝 일하면 된다. 종이컵에 믹스 커피 따르고 자리에 앉았다. 편의점 조끼에 배인 내 체취가 비 냄새에 가려졌다. 비 냄새라. 다소간에 불편해질 것 같다. 박스는 사장님이 준비해두셨을 테고. 발자국이 묻기 전에 깔아두면 될 텐데. 움직이기는 귀찮고. 어제는 몇 명쯤 왔을까. .. 2022. 7. 16. 07:00 더보기
오피니언/ㅁㅅㅎ [ㅁㅅㅎ]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그리움과 슬픔의 이유 의자에서 밀려오는 그리움에 눈을 감는다 등에서 흐르는 시냇물 바르르 속삭이는 나뭇잎 고요히 거니는 참새 때로는 견딜 수 없는 감정이 못 미덥다 찾아온 이유를 묻는다 아무 말도 없지만 하고픈 말, 하루에 스미어드는 뜻밖의 슬픔 기적은 어쩌다 다가오지 않으며 널 생각할 그 때에 찾아온다고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 감정들이 고독한 시간에만 찾아온다. 그리움과 슬픔은 떼지 않고 함께 다가온다. 회피한다고 될 일도 아니며 도망간다고 쫓아오지 않을 감정이 아니다. 숨이 막히는 듯한 상황에서 애써 숨을 쉬어가며 괜찮다는 말 밖에는 하지 못할 그때 역설을 발견했다. 그리움과 슬픔은 유한한 인간 존재를 밝히면서 지금, 여기에 충실할 것을 가르친다. 모든 것이 무한했다면 깨닫지 못했을 소중한 가치를 말.. 2022. 7. 15. 17:00 더보기